요새 AI 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최근에 정리한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의 글을 정리했었고, 이번에는 오픈AI CEO 샘 알트먼의 블로그 글 「The Gentle Singularity」 을 정리하게 되었다. 이 글은 벌써 1년이나 된 글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는 점이 많아 기록해두기로 결정했다.

제목에 들어간 “Gentle”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다. 보통 특이점, 즉 Singularity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완전히 바뀌는 장면을 상상하게 된다. 로봇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대부분의 일이 자동화되고, 인간의 일자리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식의 극적인 변화 말이다.
그런데 샘 알트먼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특이점은 갑자기 폭발하듯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도구 속에서 조금씩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놀라웠던 기능이 어느새 당연한 것이 되고, 다시 그 위에 더 놀라운 기능을 기대하게 되는 식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다.
몇 년 전만 해도 AI가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놀라웠다. 그런데 이제는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코드를 작성하고, 문서를 정리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회의 내용을 요약하고,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고, 심지어 여러 단계를 나누어 스스로 작업하는 에이전트까지 기대하게 됐다.
놀라운 기술은 생각보다 빠르게 일상이 된다.
글의 핵심: 특이점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생각보다 조용하다
샘 알트먼은 글의 첫 부분에서 인류가 이미 “event horizon”을 지났고, 초지능을 향한 이륙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 변화가 우리가 상상했던 것만큼 기괴하거나 극적이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아직 로봇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이 하루 종일 AI와 대화하는 것도 아니다. 질병은 여전히 존재하고, 우주에 쉽게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세계의 문제도 여전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AI는 사람들의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특히 글쓰기, 코딩, 리서치, 문서 정리처럼 지식 노동의 상당 부분에서 AI는 사람의 작업량을 증폭시키는 도구가 되었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도 크게 공감했다.
초기 GPT부터 지금까지 AI 도구를 사용해 온 입장에서, 기술 발전 속도는 정말 빠르다. 매년 새로운 모델이 나오고, 매번 “이번에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는데, 몇 달이 지나면 다시 그 성능이 당연해진다. 처음에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처럼 느껴졌던 AI가 이제는 개발, 기획, 글쓰기, 문서화, 데이터 분석의 작업 흐름 안으로 들어와 있다.
따라가는 것이 벅찰 때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정도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를 직접 보고 있다는 점이 놀랍기도 하다.
일하는 방식은 이미 바뀌고 있다
샘 알트먼은 2025년에는 실제 인지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가 등장했고, 코딩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와 예술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부분도 매우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AI를 사용하면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일이 쉬워졌다”라기보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졌다”에 가깝다. 예전에는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데이터 분석가가 각각 나누어 해야 했던 일들을 이제는 한 사람이 AI의 도움을 받아 훨씬 더 빠르게 시도해볼 수 있다.
물론 전문가의 역할이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전문가는 AI를 더 잘 활용할수록 더 큰 생산성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초보자도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에는 스타트업이나 프로젝트에서 “개발자를 구한다”는 말이 가장 중요했다면, 이제는 오히려 글을 잘 쓰고, 문제를 잘 정의하고, AI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흐름이 생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네스 엔지니어링이라는 단어를 요새 자주 접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말이 꽤 인상 깊었다.
AI 시대에는 단순히 코드를 칠 수 있는가보다, 무엇을 만들 것인지 정의하고, AI에게 일을 잘 시키고, 결과물을 판단하고, 여러 도구를 엮어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결국 “아이디어만 있는 사람”이라고 놀림받던 사람들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오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미 왔다. 아이디어와 돈만 있다면 다음날 꽤 퀄리티 괜찮은 게임이 나오는 시대다.)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는 비용이 낮아지면, 중요한 것은 구현 능력만이 아니라 문제를 보는 관점, 질문을 던지는 능력, 그리고 AI를 통해 결과물을 구체화하는 능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은 놀랍지만,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하게 읽은 문장은 이 부분이었다.
“Then focus on making superintelligence cheap, widely available, and not too concentrated with any person, company, or country.”
초지능을 저렴하게 만들고, 널리 사용할 수 있게 하며, 특정 개인이나 기업, 국가에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는 이 부분에 매우 동의한다.
바로 직전에 Fable 5와 Mythos 5 접근 제한 이슈에 대한 글을 정리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AI 기술이 점점 더 국가적 자산으로 여겨지고, 특정 국가나 기업의 통제 아래 들어가게 되면 기술 발전의 혜택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
물론 고성능 AI 모델에는 안전 문제도 있고, 악용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아무 제한도 없이 모두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동시에, AI가 앞으로 교육, 연구, 개발, 의료, 생산성, 창작 등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준다면 접근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초지능이 일부 국가, 일부 빅테크, 일부 자본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집중된다면 AI는 인류 전체의 발전 도구라기보다 격차를 더 키우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돈이 많은 회사는 더 좋은 모델을 더 많이 사용하고, 더 빠르게 제품을 만들고,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반대로 개인 개발자, 작은 팀, 자원이 부족한 국가는 점점 더 뒤처질 수 있다.
AI가 정말 세계의 발전을 위한 기술이라면, 적어도 그 혜택이 극단적으로 한쪽에만 쏠리지 않도록 고민해야 한다.
“부드러운 특이점”이라는 표현이 주는 의미
이 글의 제목처럼, 어쩌면 특이점은 무섭고 급격한 사건이라기보다 아주 빠르게 진행되는 일상화 과정일 수 있다.
어제는 놀라웠던 기능이 오늘은 기본 기능이 된다.
오늘은 실험적인 도구가 내년에는 업무의 표준이 된다.
몇 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 어느새 “그 정도는 당연히 AI가 해줘야지”라는 기대가 된다.
이 변화는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엄청난 변화일 것이다.
2020년에 지금의 AI 도구들을 설명했다면 대부분은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그 변화를 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점에서 샘 알트먼이 말한 “특이점은 조금씩 온다”는 표현은 설득력이 있다.
마무리: 기술을 따라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
AI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새로운 모델, 새로운 에이전트, 새로운 인터페이스, 새로운 자동화 방식이 매년 등장할 것이다. 이를 모두 따라가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든 기술을 완벽히 아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더 중요해질 것 같다.
나는 AI를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할 것인가?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AI로 인해 더 쉬워진 일을 통해 나는 무엇을 새롭게 시도할 것인가?
그리고 이 기술이 소수에게만 집중되지 않도록 우리는 어떤 방향을 지지해야 할 것인가?
샘 알트먼의 글은 낙관적이다. AI가 과학 발전과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인류가 더 풍요로운 미래로 갈 수 있다고 본다. 나 역시 AI가 일을 훨씬 편하게 만들고, 개인이 시도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혀준다는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그 미래가 정말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접근성, 분배, 안전, 통제에 대한 논의도 함께 빨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AI가 일부의 무기가 아니라 모두의 도구가 될 수 있을 때, 이 “부드러운 특이점”은 조금 더 긍정적인 미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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