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현지 시간 기준 6월 16일 Anthropic에서 흥미로운 연구 글을 공개했다. 제목은 Agentic coding and persistent returns to expertise로, Claude Code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AI 코딩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는지 분석한 글이다.
https://www.anthropic.com/research/claude-code-expertise
Agentic coding and persistent returns to expertise
Anthropic is an AI safety and research company that's working to build reliable, interpretable, and steerable AI systems.
www.anthropic.com
이 글은 단순히 “Claude Code가 코드를 얼마나 잘 짜는가?”를 다루는 글은 아니다. 오히려 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AI 코딩 에이전트를 잘 쓰는 사람은 누구일까?
개발자일까, 아니면 문제를 잘 이해하고 설명하는 사람일까?
이전 글에서 Claude Code, OpenCode, Codex CLI 같은 도구를 바탕으로 LLM Agent 오케스트레이션에 대해 정리한 적이 있다. 그때도 느낀 점은, AI 도구가 발전할수록 사람의 역할이 “직접 구현하는 사람”에서 “작업을 정의하고 검증하는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Anthropic의 Claude Code 연구는 그 흐름을 실제 사용 데이터로 보여주는 사례처럼 보인다.
Claude Code는 더 이상 단순한 코딩 도구가 아니다
Anthropic은 2025년 10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약 40만 개의 Claude Code 세션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CLI, Claude.ai, Claude Code 데스크톱 앱을 통해 이뤄진 상호작용 세션이다.
연구에서는 Claude Code 사용 방식을 크게 아홉 가지 작업 유형으로 분류했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작업들이 포함된다.
- 새로운 기능 만들기
- 버그 수정하기
- 테스트 작성 및 실행하기
- 자동화 파이프라인이나 다른 에이전트 조율하기
- 소프트웨어 실행, 배포, 설정하기
- 기존 시스템 이해하기
- 변경 계획 세우기
- 데이터 분석하기
- 문서나 발표자료 같은 비코드 산출물 만들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Claude Code의 사용 범위가 단순한 “코드 작성”을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여전히 많은 세션은 코드를 작성하거나 수정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운영,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 계획 수립 같은 작업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즉, Claude Code는 더 이상 개발자만 사용하는 코드 자동완성 도구가 아니라, 업무를 기술적으로 실행해주는 에이전트에 가까워지고 있다.
사람은 ‘무엇을’, Claude는 ‘어떻게’를 맡는다
이 연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람과 Claude의 역할 분담이다.
Anthropic은 Claude Code 세션에서 누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분석했다. 여기서 결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계획 결정이다.
무엇을 만들지, 어떤 방향으로 접근할지, 어디까지 하면 완료로 볼지 정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실행 결정이다.
어떤 파일을 수정할지, 어떤 코드를 작성할지, 어떤 명령어를 실행할지 정하는 일이다.
분석 결과, 일반적인 세션에서 사람은 계획 결정의 대부분을 맡고, Claude는 실행 결정의 대부분을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하면 이런 구조다.
사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한다.
Claude: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지 정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 지식 노동의 변화와도 연결해서 볼 수 있다.
기존에는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정확히 정의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AI가 구현을 많이 대신해줄수록, 사람에게 남는 일은 더 상위 단계의 판단이 되기 때문이다.
개발자보다 ‘저널리스트 같은 사람’이 강해질 수도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앞으로는 전통적인 의미의 개발자뿐 아니라 저널리스트, 기획자, 과학자가 같은 직군도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는 점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AI 코딩 에이전트에게 일을 잘 시키려면 단순히 코딩 문법을 아는 것보다 다음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문제를 구조화하는 능력.
모호한 요구사항을 명확한 질문으로 바꾸는 능력.
맥락을 읽고 핵심을 정리하는 능력.
결과물이 맞는지 검증하는 능력.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글로 설명하는 능력.
이 능력들은 개발자만의 역량은 아니다. 오히려 기자, 에디터, 기획자, 컨설턴트, 분석가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에 가깝다.
특히 저널리스트는 질문을 던지고, 정보를 수집하고, 맥락을 파악하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구조로 내용을 정리한다. AI 시대에 이 능력은 꽤 중요한 기술이 될 수 있다.
AI에게 좋은 결과를 얻는 과정도 결국 비슷하다.
“이 기능 만들어줘”라고 말하는 것보다,
왜 필요한지, 어떤 조건이 있는지, 어떤 예외가 있는지,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코드를 직접 쓰는 사람뿐 아니라 문제를 잘 설명하고 AI에게 실행시킬 수 있는 사람이 더 주목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코딩 실력’보다 ‘도메인 이해’에 가까워 보인다
Anthropic 연구에서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성공률이다.
연구에 따르면 Claude Code 세션의 성공 여부는 사용자의 직업이 소프트웨어 개발자인지 아닌지보다, 사용자가 해당 문제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와 더 관련이 깊어 보인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아닌 회계 담당자가 있다고 해보자.
이 사람이 Python을 잘 몰라도, 월말 정산 규칙을 정확히 알고 있고, 어떤 예외 케이스를 처리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Claude에게 꽤 구체적인 지시를 줄 수 있다.
반대로 개발자라고 해도 처음 접하는 도메인에서 문제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이 부분은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AI 도구는 실행을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 맞는 결과인지”까지 항상 대신 판단해주지는 않는다. 결국 사용자가 업무 맥락과 도메인을 이해하고 있어야 AI가 만든 결과를 검증할 수 있다.
코딩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AI 코딩 에이전트 시대에는 코딩 능력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문제를 이해하는 힘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전문가일수록 좋지만, 꼭 최고 전문가일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이 연구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숙련도와 성과의 관계다.
당연히 해당 분야를 더 잘 아는 사람일수록 Claude Code를 더 잘 활용한다. 문제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고, Claude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다시 잡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에서 더 흥미로운 지점은, 성과 차이가 novice에서 intermediate로 넘어갈 때 크게 나타나고, intermediate와 expert 사이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다.

즉, 완전히 모르는 사람과 어느 정도 이해한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제대로 이해한 사람과 아주 깊이 숙련된 전문가 사이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느껴졌다.
AI 시대에는 반드시 특정 분야의 최고 전문가만 도구의 이점을 가져가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오히려 그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는 정도만 되어도 AI 도구의 이점을 상당히 가져갈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어떤 자동화 도구를 만들려면 도메인 지식뿐 아니라 개발 역량도 깊게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도메인을 이해하고, 원하는 결과를 설명하고, AI가 만든 결과를 검증할 수 있다면 훨씬 더 빠르게 기술 작업을 시도할 수 있다.
‘중간 숙련자’가 강해지는 시대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떠오른 표현은 중간 숙련자의 부상이다.
완전한 초보자는 여전히 어렵다. AI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판단하기 어렵고, 결과가 맞는지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최고 전문가는 여전히 강하다. 복잡한 문제를 더 잘게 나누고, 더 정교한 기준으로 결과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AI가 실행을 상당 부분 대신해준다면, 중간 숙련자의 생산성은 크게 올라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사람들이다.
업무 도메인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
문제를 구조화해서 설명할 수 있는 사람
AI가 만든 결과를 검토할 수 있는 사람
필요한 만큼의 기술 지식을 배워 자동화에 연결할 수 있는 사람
결과물을 문서화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AI 도구를 통해 기존에는 개발자에게 요청해야 했던 작업을 직접 시도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작업을 혼자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보안, 인프라, 대규모 시스템 설계, 고성능 최적화처럼 여전히 깊은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은 존재한다. 하지만 일상적인 업무 자동화, 데이터 정리, 간단한 내부 도구 제작, 문서 생성, 분석 파이프라인 구축 같은 영역에서는 중간 숙련자의 힘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이전 글들과 연결해서 보면 더 흥미롭다
이번 Claude Code 연구는 이전에 정리했던 몇 가지 글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먼저 LLM Agent 오케스트레이션 글과 연결된다.
Claude Code, OpenCode, Codex CLI 같은 도구를 사용하다 보면, 중요한 것은 단순히 프롬프트 하나를 잘 쓰는 것이 아니다. 작업을 어떻게 나눌지, 어떤 순서로 실행할지, 어떤 결과를 검증할지 설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AI가 여러 파일을 읽고, 코드를 수정하고, 테스트를 실행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은 점점 “작업자”보다는 “감독자”에 가까운 역할을 하게 된다.
또 AI 구독료와 생산성 격차에 대한 글과도 연결된다.
AI 도구가 강력해질수록 도구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생산성 차이는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를 보면 그 격차가 단순히 “개발자 vs 비개발자”로 나뉘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도메인을 이해하고, 문제를 잘 설명하고,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이 더 큰 이점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데이터센터 또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AI가 점점 더 싸고 널리 사용 가능해진다면, 더 많은 사람이 기존에는 하지 못했던 기술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이점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이해와 판단력이 필요하다.
AI가 실행 능력을 낮은 비용으로 제공해도, 무엇을 실행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은 여전히 사람에게 남아 있다.
앞으로의 핵심 역량은 ‘잘 묻고, 잘 설명하고, 잘 검증하는 능력’
이 연구를 읽고 나서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앞으로의 핵심 역량이 단순히 코딩 실력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코딩을 잘하면 여전히 강하다. AI가 만든 결과를 더 정확히 검토할 수 있고, 복잡한 문제를 더 깊게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코딩 에이전트가 발전할수록, 코딩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일부 기술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코딩을 조금 알지만 도메인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훨씬 더 많은 것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앞으로 중요한 능력은 다음에 가까워질 것 같다.
잘 묻는 능력.
AI에게 모호한 질문이 아니라, 맥락과 조건이 포함된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다.
잘 설명하는 능력.
내가 원하는 결과, 제약 조건, 예외 케이스, 성공 기준을 글로 정리하는 능력이다.
잘 검증하는 능력.
AI가 만든 결과가 실제 업무 맥락에서 맞는지 확인하는 능력이다.
이 세 가지 능력은 개발자에게도 필요하지만, 비개발자에게도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앞으로는 “코드를 직접 짤 수 있는가?”만큼이나 “AI에게 일을 맡길 수 있을 정도로 문제를 이해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마무리: 코딩의 민주화라기보다, 문제 정의 능력의 재평가
Claude Code 연구를 단순히 “AI가 개발자를 대체한다”는 이야기로만 읽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이 연구는 코딩이 특정 직업만의 일이 아니라, 여러 직업의 업무 일부로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인다.
회계 담당자가 정산 자동화 스크립트를 만들고, PM이 프로젝트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자가 자료 수집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연구자가 실험 데이터를 정리하는 식으로 말이다.
AI는 구현의 진입장벽을 낮춘다.
하지만 문제를 이해하고, 방향을 정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능력까지 완전히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앞으로 더 중요해지는 것은 단순한 코딩 문법이 아니라,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능력일 수 있다.
AI 시대에 각광받는 사람은 반드시 최고의 개발자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자기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AI에게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은 기회를 가져갈 수 있다.
그리고 이 점에서 AI 코딩 에이전트는 개발자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모든 지식 노동자를 위한 새로운 실행 도구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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